새알 뉴스레터 #6 | 2024. 10. 2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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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질문 💭]
2022년 10월 29일, 당신은 어디에서 누구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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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알맹이 💥]
#10.29이태원참사 #우리가_기억하는_그날 #그날의_진실을_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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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독자님. 2주 만에 어느덧 완연한 가을 날씨가 되었습니다. 일교차가 제법 커지고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는 걸 보아하니 겨울도 성큼 그 모습을 드러낸 것 같고요. 그러나 돌아오는 10월 29일은 매서운 겨울 날씨보다 유독 더 시린, 159명의 별들을 잃은 날입니다. 354명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10.29 이태원 참사가 일어난 날이기 때문인데요. 오늘 새알에서는 5일 뒤 있을 10.29 이태원 참사의 2주기를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해 세 명의 에디터가 기억하는 10월 29일, 그 날로 돌아가보고자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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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저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가족들과 점심 식사를 마치고 TV를 보고 있었어요. TV 속에서는 핼러윈 데이를 맞아 많은 젊은이들이 서울의 중심에 몰렸다는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다가올 행사에 들떠 인터뷰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요. 그러나 저희 가족은 고등학교 원서 접수가 얼마 남지 않은 때였기에 자기소개서에 어떤 내용을 담을까 고심하면서 하루를 보냈답니다.
어떤가요? 어제와도 별 다르지 않은 일상 아닌가요? 실은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그 날도 그저 보통의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이태원에 모였던 수많은 청년들에게도 그 날은 평범한 가을 날, 핼러윈 데이를 즐기기 위해 거리에 놀러갔던 아주 보통의 하루에 불과했겠죠. 누가 알았을까요. 활짝 웃으며 집을 나갔던 아들딸들이 쓸쓸한 죽음으로 곁에 돌아오게 될 줄.
저는 아직도 10월 29일의 밤이 도저히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8살 때 마주했던 파란 배의 침몰과는 또 다른 공포였거든요.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나와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국가에 의해 보호받지 못하는 상황이 생길 거라고는 생각조차 안 하고 있었던 것 같아요. 안일했던 제 마음은 두려움으로 휩싸여 며칠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해야만 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놀러가는데도 걱정해야 하는’ 나라였다는 것이 그제서야 실감이 나고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저는 참사가 일어났다는 것을 당일 밤, TV 뉴스 속보를 통해 처음 접했었어요. 아마 대부분의 독자 분들도 그러셨겠죠. 이처럼 참사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대응도 무척이나 중요하지만 빠른 시간 내에 참사의 현장을 많은 국민들에게 알리고 참사 이후 진실을 밝혀내기 위해 노력하는 ‘언론’의 역할도 매우 중요해요. 특히 저는 좋은 언론인을 희망하고 있는 학생이라 그런지 사회적 참사에서 언론의 역할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은데요.
10월이 되어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여러 글을 읽다가 뉴스타파 홍주환 기자님의 글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제목은 <언론은 어떻게 해야 했고,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입니다. 제 눈길을 끈 이 글은 기자님이 참사를 취재하다보니 당시 모습을 담은 영상이나 자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고 이야기하며 여론과 정책적 결정으로 인해 영상을 수집하거나 보도하는 것을 금기시하는 문화를 없애고 언론이 영상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보도해 진상규명을 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었어요. 비록 이 글은 개인이 취재를 하면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작성된 글이긴 하지만 저는 사회적 참사를 보도하는 언론의 현주소를 잘 짚은 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허나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10.29 이태원 참사와는 달리 4.16 세월호 참사 때는 ‘과잉 취재’ 로 인한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과한 사생활 공개, 피해자 인권 보호 문제 등으로 국내 언론들이 비판을 받기도 했었거든요. 이렇듯 국가적 참사가 발생할 때마다 언론의 취재 윤리에 대한 비판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우리가 집중해야할 것은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장면을 어디까지 공개할지에 대한 보도/취재 기준을 한시라도 빨리 마련하는 것 아닐까요. 그리하여 부디 언론이 참사 피해자에 대한 애도와 추모, 그리고 진상규명 이 두 가지 역할을 모두 잘 수행해낼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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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기억하겠다고 말했던 세월호 참사 이후에 또 다시 막을 수 있었던 대규모 참사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는 참사가 사고가 아님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비극적 우연으로 한순간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책임자가 책임을 외면하고, 사회가 책임을 저버렸기 때문에 발생한 사건임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피해자들에 대한 혐오를 비췄습니다. 정말이지 그들은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알지 못했기 때문에 막말을 한 걸까요? 진짜로 이게 ‘참사’라고 인지했다면 ‘누칼협’(누가 칼들고 협박했냐라는 조롱 표현)이라는 말을 할 수 있었을까요? 이유가 어찌되었든 용납되지 않는 행동임은 분명합니다. 비록 우리가 참사를 향한 혐오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저는 이를 더 큰 사랑으로 덮을 수는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기억하겠다는 말을 넘어 연대로 행동하고, 진실을 알리는 게 더 필요한 시점에 놓여 있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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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월 29일 밤, 그 순간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낮잠을 자고 일어난 뒤 확인한 핸드폰 속 각종 기사들. 문 밖 거실에서 들려오는 엄마, 아빠의 한숨소리. SNS에서는 이 '사고'의 원인이 "밀어, 밀어"하며 압사를 유발한 토끼 머리띠 남성이라고 했고, 유명 BJ가 방문했기 때문이라고도 했어요. 당시 저에게 10.29 참사란 공포가 아닌 혼란스러움이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어쩌면 저도 그당시에는 참사가 아닌 사고로 인식하고 있었을지도 모르겠어요.
2년이 지난 지금, 또다시 10월은 왔고, 저는 학교에서 '10.29 참사 TF'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참사 추모 공간 '별들의 집'에 방문했고, 각종 인터뷰집과 다큐멘터리 등 여러 자료들을 참고하며 대자보 작성 활동을 준비했어요. 이를 통해, 참사의 주요 원인에는 경찰의 신고 무대응과 행정당국의 안전관리 부족 등 국가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딱 여기까지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왜 사람이 몰릴 것을 알았음에도 사전 인력 배치를 하지 않았는지, 왜 경찰이 신고를 받았음에도 출동하지 않았는지, 왜 시스템이 붕괴되었는지 모릅니다. 그 어디에서도 '왜'라는 질문을 해결해주지 않았어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상 제대로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도대체 얼만큼의 시간이 흘러야, 얼만큼의 노력을 쏟아야 진실에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전 그 진실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이게 바로 제가 생각하는 참사 속 '좋은 어른'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전 아직도 '별들의 집'에서 제 손을 잡아주신 유가족 어머니의 온기가 생생하거든요. 사명감에 괜히 손목에 있는 보라색 팔찌를 만지작거리게 돼요. 독자님도 함께 다짐해주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달의 기억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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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셋이 기억하는 10월 29일에 대한 이야기, 어떠셨나요? 좋은 어른의 부재로 반복되는 사회적 참사가 부디 10.29 이태원 참사를 끝으로 더 이상 일어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새알은 진심으로 159명의 희생자 분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해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오늘 글을 읽고 독자 분들도 부디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 기억하고 행동해주시면 좋겠어요. 그날의 진실을 찾아, 끝까지 함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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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새알람은 별들을 추모하고 기억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 ‘추모 공간’ 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추모 공간은 안전에 대해 경각심을 가지고 희생자들에 대해 늘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을 이르는 말이며 보통 참사가 일어난 현장이나 그 주변에 조성되는 것이 일반적인데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추모 공간이 곧 기피 시설이라는 사회적 인식과 더불어 정치계 이념 갈등으로 인해 참사 현장에 공간이 조성되는 것뿐만 아니라 추모 공간이 조성되는 것 자체가 어려운 현실에 처해있습니다. 907기후정의행진에서 만난 4.16안산시민연대 활동가님들도 서울시의회에 마련되었던 세월호 임시 기억공간이 불법 시설물로 간주돼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며 추모 공간에 대한 시민분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제게 호소하셨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미국의 911 메모리얼 박물관과 조성 계기에 대한 영상을 함께 보면서 우리나라의 추모 공간 조성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 우리 함께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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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 바. 지. 👖
[청소년이 바라보는 지금의 이슈]
에디터 키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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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너인 게 어떻게 네 약점이 될 수 있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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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영 작가 원작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이 최근 영화화 되었습니다. 총 4부로 이루어진 책 중 ‘재희’ 파트를 다룬 영화인데요. 이미 보고 오신 분들도 많을 거라 생각해요. 입을 여는 순간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말하고 싶은 말들을 꾹꾹 눌러담겠습니다. 혹시나 보러가실 분들은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가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소수는 소수가 구한다’라는 말을 정말 좋아해요. 제가 사회에 관련된 일을 하기로 결심했던 말들 중 하나이기도 하고요. 참사 피해자도, 장애인도, 퀴어도, 여성도 분야를 넘나들며 서로 연대합니다. 아마 그건 같은 소수의 입장에 서있기 때문일 거예요. 서로가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일 거고요. 비슷한 맥락에서 대도시의 사랑법도 저의 마음에 쏙 들어왔답니다. 재희와 흥수는 서로를 구원하고 이해합니다. 하… 혹시나 감상을 방해할까봐 길게 말하지를 못하겠네요. 오랜만에 이 소재를 잘 다룬 작품을 마주했습니다. 영화관에서 작품이 내려가기 전 독자님이 꼭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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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오늘의 새알, 어땠나요?
[소통창구]
에디터 수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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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돌아온 소통창구 답장 시간! 지난 레터의 에디터 수달이 직접 답장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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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나의 해방일지' 봤어요! 드라마를 볼 당시,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있던 상태였기에 아직 사회생활을 해보지 않았음에도 미정(김지원)의 심정이 공감됐던 기억이 나요. 저만의 해방을 탐색하기도 했었구요ㅎㅎ. 왕복 4시간이라니😵💫, 치열하게 살아오신 모습이 엿보여 저또한 뭉클하네요.
학교 선생님께서 그러셨는데, 좋은 어른이란 '다정한 관찰자'래요. 우연히 발견한 새알의 글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열여덟살의 에디터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계속해서 새알을 관찰하겠다는 다짐에서 독자님도 충분히 좋은 어른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꾸준히 지켜봐주세요!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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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자립준비청소년'이라는 개념을 알게 되어 좋았다는 피드백이 많았는데요. 앞으로도, 잘 보이지 않는 사회의 소수자들을 위한 글을 종종 써볼게요. 기대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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