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알 뉴스레터 #3 | 2024. 09. 12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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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알맹이 💥]
#우리의곁에_가까이 #우리를위해_기꺼이 #우리를향해_꿋꿋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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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들은 다 해, 엄마니까 👩🏻
[메인컨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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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반갑습니다. 어느덧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며칠 후면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먹고 풍년을 기원하는 민족 대명절 추석이 찾아오는데요. 먼 거리에 있어 자주 얼굴을 보지 못하는 가족/친지분들과 즐거운 한가위 보내시길 바랍니다. 🌕
오늘은 가족들이 다 함께 모이는 민족 대명절을 앞두고 가족, 그 중에서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지난 번 레터에서 봄맞이 일지를 보고 난 후 후기를 남겨보겠다고 말씀드렸었는데 혹시 기억하시는 분 있으신가요? 드디어 이번 레터에서 그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오늘 레터에서는 8월 말, 제가 보고 온 두 편의 공연을 통해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만나는 어른,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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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이이칠 인스타 (@2_27_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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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잃은 아내를 과부라 하고, 아내 잃은 남편을 홀아비라 하고, 부모 잃은 자식을 고아라고 하는데 자식 잃은 부모는 그 심정을 표현할 방법이 없어 지칭하는 단어가 없다는 말, 한 번쯤은 들어보셨을 텐데요.
그래서인지 끔찍한 참사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소중한 아이들을 잃고 묵묵히 힘겨운 삶을 살아내시고 계신 세월호 참사 유가족 어머니들을 뵐 때면, 어머님들이 ‘00이 엄마 000입니다.’ 라고 본인을 소개하기만 하셔도 울컥해서 곧장 눈물이 흐르는 것 같아요.
연극 <봄맞이 일지>에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어머님들은 모두 ‘00 엄마’ 라는 배역으로 극에 출연하셨고 본인들이 여전히 한 아이의 부모로서, 그리고 또 유가족으로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매우 담담하게 들려주셨어요.
극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21살 연출 전공 희수가 어떤 극을 올릴지 몰라 방황하던 중, 은성과 성민에게 4.16 가족극단 노란리본 인턴십을 제안하게 되고 인턴십 과정을 겪으면서 부딪히고 치유하는 청춘들의 성장 과정을 담은 이야기인데요. 극 자체는 이들의 성장 과정을 더 집중해서 보여줬지만 저는 이 극을 보며 조금은 다른 부분에 주목해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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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단 이이칠 인스타 (@2_27_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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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은 바로 '엄마이기에 할 수 있는 것'에 관한 내용이었어요. 극 중에서 정말 인상깊은 내용도, 간직하고 싶은 대사도 많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성민이 어머님들께 연극을 시작하는 게 어렵지 않았냐고 묻자 어머님들이 답하는 장면이었어요.
“엄마들은 다 해, 엄마니까. 엄마들이 아이들 이야기하는 건 당연한 거잖아.”
엄마라는 이름은 도대체 어떤 무게를 지고 있길래 자식을 위해 무엇이든 다 할 수 있는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요? 에리히 프롬이 자신의 저서 <사랑의 기술>에서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자신이 자신의 어머니가 되고 아버지가 되는 단계에 도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말한 것처럼, 저는 제가 제 아이의 부모가 되어 보지 않는 이상 이 헌신적이고 위대한 사랑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아요. 부모가 되면 어른이 된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닌가 봅니다. ㅎㅎ
한편으로는 모성애가 오직 내 자식한테만 해당되지 않는다는 점도 이 극 속에서 발견할 수 있어서 인상 깊었습니다. 극 중 은성과 성민은 각각 96년생, 97년생으로 세월호에 탑승해있던 단원고 학생들과 나이가 같은데요. 이들은 어느덧 1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대학생이 되어 있었습니다. 이를 보고 어머님들은 이런 이야기를 하죠.
“그런데, 97년생이 있더라고. 궁금했지.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랐을까?”
영원히 열여덟에 멈춰있는 나의 자식과는 달리 훌쩍 커버린 동갑내기 아이들. 그들을 바라보며 어머님들은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요?
저는 어머님들이 ‘우리 아이도 살아있었다면 저렇게 컸을텐데...’ 하는 생각 때문에 가끔은 인턴십을 하러 온 아이들을 마주보기가 힘드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너무나도 어린 생각에 불과했습니다. 어머님들은 오히려 인턴십을 하러 온 아이들을 내 자식 같다는 마음으로 따뜻하게 품고 안아주시는 사랑을 보여주셨어요.
내 자식이 아닌 아이들까지도 포용하고 사랑할 수 있는 넓은 마음, 그 마음이 곧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위대한 사랑이자 좋은 어른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한없는 사랑을 받고 무럭무럭 자란 아이들은 또 다른 좋은 어른이 되어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사람으로 거듭나 있을 테니까요.
뉴스를 통해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아동폭력 사건, 부모에 대한 애정결핍으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들을 접할 때마다 이러한 선순환이 우리 사회에 더욱 많아지길 간절히 바라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가 처음 만나는 어른인 엄마와 아빠가 부디 좋은 어른이어서 또 다른 좋은 어른을 만들어낼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좋은 부모는 한 아이가 어떤 어른이 되는지를 뒤바꿀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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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_ 『유진과 유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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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이 조금 짧아진 늦여름 즈음, 원작 소설 <유진과 유진>을 재미있게 읽었던 저는 뮤지컬 <유진과 유진>을 보러 다녀왔습니다. 이 작품은 원작 소설도 워낙 유명하고 뮤지컬로도 꽤 인지도가 있는 작품이라 내용을 알고 계신 독자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
작품의 내용을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유치원에서 아동 성폭력을 겪었던 두 주인공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로, 사건 이후 두 주인공의 PTSD를 다루는 부모의 태도 차이로 인해 생긴 상처를 서로 치유하는 작품입니다.
사실 이 작품의 주요 내용은 성범죄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고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2차 가해에 대한 문제의식이에요. 큰 유진이 피해자로서 겪어야 했던 치명적인 편견, 작은 유진이 상처와 기억을 강제로 삭제당한 사건이 중심이 되어 극이 전개되며 아동 성폭력과 그 피해 대처라는 무거운 사회적 이슈를 오랫동안 생각해보게 만들거든요.
그러나 오늘 제가 다룰 인물은 작은 유진의 엄마입니다. 작은 유진에게 의도적으로 아동 성폭력의 기억과 상처를 삭제해 버린, 바로 그 엄마 말이에요.
극 중반부가 넘어가고 작은 유진이 엄마에 의해 기억이 지워진 거라는 것을 안 순간, 저는 곧장 작은 유진 엄마가 악역이라는 것을 직감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유진에게 늘 쌀쌀맞았고, 거기다 기억까지 의도적으로 지운 거라면 이건 나쁜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확실한 장치이다!' 확신했어요. 그런데 큰 유진과 작은 유진이 가출한 뒤 어머니들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작은 유진의 엄마가 한 말은 매우 충격적이었습니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서… 미안해. 기억을 지우면 네가 더 편하게, 행복하게 살 줄 알았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라는 그 말, 어쩐지 그 말이 더 서글프게 느껴졌습니다. 딸의 행복과 편안한 삶을 위해 당장 필요한 것은 기억을 지우는 것일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 그 때의 엄마의 심정은 공감이 안 될 수가 없었습니다. 딸이 그런 사건을 당했을 때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부모가 과연 세상에 있긴 할까요? 모두 너무 당황스럽고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패닉에 빠질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그야 부모도 당연히 인간이니까요.
그제서야 저는 작은 유진의 엄마가 조금 인간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꽉 껴안아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저희 엄마가 겹쳐 떠올랐습니다.
‘우리 엄마도 엄마가 처음일텐데….’
그 날 저는 집에 가자마자 엄마를 안아드렸습니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에서 서투름은 필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엄마에게 완벽을 기대했던 나 스스로가 싫어졌고, 이제 그 마음을 고쳐먹기로 결심했습니다. 우리 모두 처음 사는 삶, 처음 해보는 부모와 자식 역할, 완벽할 수는 없다고. 그저 서투른 과정 속에 함께 성장해 가는 거라고 말이에요.
혹시 독자님도 부모에 대한 만연한 기대 같은 게 있지는 않으셨는지요? 엄마는 너무 큰 어른 같아서, 흠잡을 곳 없는 완성된 사람 같아서 나의 모든 걸 이해받기를 바라고 있지만은 않으셨는지요. 그럼 오늘부터 같이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서로에게 더 나은 엄마와 딸/아들이 되기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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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당연히 여겨왔던 ‘엄마’라는 존재에 대한 새로운 고찰, 어떠셨나요? 😊
실은 자녀의 입장인 제가 부모의 입장인 엄마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 그리고 청소년인 현재의 저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렵게 느껴져서 이번 글을 쓰는 동안 고민이 많았어요. 그리고 저는 엄마라는 당사자의 입장이 되어보지 못한 채 오늘 레터를 썼기에 내용이 조금 아쉽게 느껴지실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들어요. 그렇다면 언제든 피드백을 기다리고 있으니 소통 창구에 적어주세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번 글을 쓰면서 부모라는 어른이 청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건강한 부모-자녀 관계는 무엇일지 저 또한 깊게 고민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특히 저는 새학기가 시작되고 엄마랑 많이 부딪히기도 했는데 반성하는 시간이 되기도 했고요. ㅎㅎ 😂
우리를 사랑으로 품어주시며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와주시는 부모님, 실은 이 분들이 우리 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좋은 어른’ 이 아니었을까요? 오늘은 하루의 시작으로 부모님께 감사 표현을 전하며 상쾌한 아침을 맞아보면 어떨까 싶네요.❤️ 그럼 저는 다음 레터로 찾아 뵙겠습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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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유진과 유진>
(2004. 06. 21. 이금이)
<유진과 유진>은 최고의 어린이청소년문학가로 손 꼽히는 이금이 작가의 장편 소설로, 당시 우리나라에 ‘청소년 문학’ 이라는 개념이 정립되기도 전인 2004년, 아동성폭력이라는 사회적 이슈를 소설로 풀어내 많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이 책은 시대를 넘어 지금까지 수십만 독자와 만나왔고 세대를 넘어 전 연령대로부터 사랑받아왔으며, 2021년에는 뮤지컬 초연으로 수많은 관객들을 만났다. 2024년 현재, 뮤지컬 삼연을 진행 중이며 링크아트센터드림 4관에서 9월 22일까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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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크는 엄마 (2020 시민공모작, 윤현주)
하루 세끼 맘마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아이와 나누는 모든 일상이
문득 문득 소중한
아이의 24개월,
엄마로 24개월
오늘도 같이 커간다
아이와 키를 맞추고 눈높이를 맞추고
어제와 다른 내일이라
또 신기한 매일 매일
아이의 25개월,
엄마로 25개월
아, 오늘 하루도 한 뼘 더 커간다
역시나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오늘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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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새알람에 엄마와 관련된 시를 한 편 넣어보았습니다! 어떤지 피드백 남겨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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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 바. 지. 👖
[청소년이 바라보는 지금의 이슈]
에디터 키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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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시나요? 바로 907 기후정의행진이 열렸습니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는 슬로건을 가지고 세상의 문제들의 해결을 외치고자 3만여명의 사람들이 모였지요. 기후 뿐만 아니라 인권, 노동 등의 분야에서도 참여했습니다. 에디터들이 다니는 학교에서도 학교 이름을 걸고 100여명의 학생, 학부모, 교사가 단체로 참여했었는데요.😮 일정이 있어 참여하지 못한 에디터 대신, 직접 행진에 참여한 이우고등학교 학생 ‘네버’가 후기를 들려준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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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이어 3만명이라는 거대한 수가 서울 강남에 몰려들었다. '기후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자'며. 언뜻 보기에 세상은, 작년과는 달라진 것이 없어보였다. 아니, 여름은 더 더워졌고, 기후정책은 역행했다. 하지만 사실 변화는 있었다. 기후 헌법 소원에서 현재 정부의 기후대응이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일부 침해한다는 결론이 나왔으니까. 조금이라도 변한다면, 희망이 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답답하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방향으로 기후대응을 요구하고 또 행동하며,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지를 확인한다면, 세상은 변하지 않을까.” - 네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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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그만큼 행진에 참여해 목소리를 내고, 일상에서 친환경에 동참하는 건 중요한 일인 것 같아요. 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개인의 조그마한 마음이니까요! 네버가 말했던 것처럼 이번 기후정의행진을 통해 서로 연대하고, 변화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길 바라요. 내년엔 저도 꼭 참여한다고 약속드립니다. 🤙 여러분도 함께 하실 거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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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님! 오늘의 새알, 어땠나요?
[소통창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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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은 여러분을 기다리느라 거북목이 되었답니다.🥹 작은 말이라도 좋으니 많이 남겨주세요! 가끔씩 피드백에 대한 새알의 답변을 뉴스레터에 싣기도 할 예정이니, 소중한 의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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