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또다시 반복된 일, 이제는 정말로 📱] |
|
|
새알 뉴스레터 #2 | 2024. 08. 29 (목)
|
|
|
[여는 질문 💭]
성범죄와 관련하여 바라는 어른의 태도, 모습이 있나요?
|
[오늘의 알맹이 💥]
#텔레그램_성착취 #딥페이크 #불법합성물 #반복된_범죄 |
|
|
또다시 반복된 일, 이제는 정말로 📱
[메인컨텐츠] |
|
|
안녕하세요, 독자님! 에디터 키키🍥입니다. 이번 여름, 초록과 햇빛을 잘 만끽하셨나요? 점점 가을이 다가오는 것 같아 아쉽기도, 다행스럽기도 한데요. 몇 주 전, 가을과 함께 저희의 2학기도 시작되었답니다. 🍂
오랜만에 학교를 가고, 반갑게 친구들을 마주했습니다. 새로운 시간표 공유, 친구와의 셀카, 웃긴 일 자랑 등, 10대의 일상을 담은 왁자지껄한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여기저기서 올라왔어요. 하지만 지금으로부터 겨우 나흘 전. 갑자기 뚝, 인스타그램은 쥐죽은듯이 조용해졌습니다. 찾을 수 없는 계정도 많아졌지요.
오늘 다룰 주제는 '텔레그램 딥페이크 유포 사건'입니다. 실은, 며칠 전까지 다른 원고를 작성하다 급하게 주제를 바꾸게 되었는데요. 생각보다 더 심각한 이 사건을 바탕으로, 좋은 어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었습니다. 오늘은 객관적인 정보를 조금 덜어내고, 새알의 주관적인 의견을 담고자 하니, 끝까지 함께해 주세요! 🙂 |
|
|
'텔레그램 딥페이크 유포 사건'이란, 실제 인물의 얼굴과 ai 나체 사진을 합성하는 등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한 음란물을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 유포한 사건을 말합니다. 텔레그램의 딥페이크 채팅방의 참여 인원은 약 22만명이고,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학생과 교사의 딥페이크 피해가 196건에 달한다고 해요.
(*딥페이크는 딥러닝(Deep learning)과 가짜를 뜻하는 페이크(fake)를 합친 용어로, ai 등을 활용하여 여러 사진을 조합해 가짜 인물이나 영상을 사실처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뜻합니다.)
텔레그램에 있는 딥페이크 단체 채팅방은 지역, 나이, 학교 등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불법 합성물과 함께 피해자의 실명, 출생연도, 학교까지 공유하구요. '겹지방'이라는 단체 채팅방도 있습니다. '겹지'는 '겹치는 지인'의 줄임말로, '겹지방'에서는 특정 지인의 사진을 올린 후, 그 지인을 동시에 아는 사람이 있다면 함께 딥페이크 음란물을 제작하거나, 제작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
|
|
이 사건은 요즘 청소년들 (특히 여성 청소년) 사이에서 가장 예민한 주제입니다. 계속해서 피해 학교 명단이 올라오고, 소문에 소문이 더해집니다. 내 친구가 피해자라는 슬픔과 분노, 나도 당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사건 발생 자체에 대한 끔찍함 등 여러 감정이 드는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인스타그램, 블로그, 카카오톡에 있는 각자의 사진을 모두 지웠습니다. 팔로워를 정리했고, 계정을 삭제하거나 비활성화하여 찾지 못하게 했습니다. 더이상 인스타그램에는 스토리와 게시물이 자주 올라오지 않습니다. sns로 소통하고 순간을 공유하던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가해자가 아닌 우리의 일상 말이에요. 어려서부터 ‘하지마라’가 아닌 ‘조심해라’라는 성교육을 받아서일까요? |
|
|
이번 사건 이전에도 소라넷 워터파크 몰카 사건, n번방·박사방 등 디지털 성범죄 사건은 많이 존재했습니다. 주요 운영자들은 검거되었지만 비슷한 사건은 계속해서 반복되었고, 디지털 성범죄와의 싸움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셀 수 없는 규모의 피해자도 여전히 존재하고요. 이는 범죄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뜻이겠지요. 특히 이번 사건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10대가 대다수입니다. 사이트 링크, 텔레그램 등 모두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로서 관련 범죄에 많이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기기에 둘러싸여 성장한 세대를 뜻합니다.) |
|
|
안전해야 하는 것에 타당성을 증명해야만 하는 세상에서 |
|
|
에디터가 재학 중인 이우고등학교에는 청소년의 성 담론, 성 인권을 다루는 *자치기구 ‘발아’가 있습니다. '발아'의 한 부원은 에디터와의 간단한 인터뷰에서 디지털 성범죄 사태에 대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우고등학교 자치기구: 학교 전체를 아우르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기구를 뜻합니다. 위원장부터 부원까지 학생이 주체가 되어 활동합니다.) |
|
|
‘처음 n번방이 터졌을 때 그 충격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정부의 대처, 가해자들의 행태, 그리고 불안에 떠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 혼란스러웠기 때문이다. (...)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면 같은 피해가 일어나지 않게 더욱 튼튼한 건물을 짓는다. 화재 사고나 교통사고도 그렇다. 하지만 이번 딥페이크가 일어나는 걸 살펴보면 n번방은 딥페이크가 더욱 설칠 수 있도록 도와준 꼴이다. 채팅방을 파고 사람들을 분류해서 사고판다. 그게 누구든지 상관없이 상품이 된다. 무성한 소문이 돌면서도 확신에 차게 되는 건 우리의 미래가 위태롭고 또한 불안하다는 것이다. 분노가 차오르는 게 반복이다. 인간의 존엄이란 건 존중받을 수 있는 것일까? 안전해야 하는 것에 타당성을 증명해야만 하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당최 모르겠다.’ |
|
|
성착취 범죄는 가해자가 피해자를 ‘인간’으로 취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가장 끔찍합니다. 끝나지 않았고, 끝나지 않을 범죄가 만연한 사회를 마주하기란 여전히 두렵다고 느껴져요. |
|
|
이 사건에서 어른은 어떤 역할이어야 할까요? 보호받아 마땅한 청소년들이 보호받고 있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 지금의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또다시 이런 사건들이 반복된다면 그땐 무엇을 해야할까요?
좋은 어른으로서 가져야 하는 책임 중 하나는 청소년에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넷이 발전하는만큼, 앞으로 청소년들이 살아갈 사회에서 디지털 성범죄가 없어지기란 힘든 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사회의 중심 일원으로서 범죄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힘써주셨으면 합니다.
청소년이 올바르게 클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합니다. 가정, 학교, 사회, 어디에서든요. '너의 잘못은 한순간의 호기심이라는 말로 무마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려주어야 해요. 그러나 진심으로 사죄하고 싶어한다면, 그또한 도와주세요. 청소년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돕는 것도 좋은 어른의 역할이니까요.
결국은 청소년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어른'입니다. 용기내어 도움을 요청한 청소년에게 손을 내밀어주세요. 범죄가 피해자 탓이 아님을 알고, 강조해주세요. 범죄의 피해를 당했다고 말하는 청소년에게 "사진을 올린 네 탓이다, 오죽하면 그랬겠냐, 네가 00이 인생 망칠 거냐" 등의 말을 하는 건 엄연한 2차 가해이자, 새알이 생각한 좋은 어른이 아니에요. 모든 조치는 피해자의 의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고, 가해자를 동정하는 마음에 휩쓸리지 않아야 합니다.
이는 현재의 어른들께 드리는 부탁이자, 미래의 우리에게 보내는 다짐이기도 해요. 너무나 당연한 얘기들이지만, 지금 사회에선 당연한 이야기가 아닐지도 몰라요. |
|
|
청소년이든 어른이든, 모두 다같이 목소리를 내야하는 건 마찬가지예요. 이 일이 범죄임을 인지하고, 정부가 또다시 은근슬쩍 넘어가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언론이 조용해지지 않도록 떠들어야 합니다. 다시는, 정말로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혹여 발생한다 할지라도, 앞에 드린 부탁을 잘 기억해 주세요.
하고 싶은 말도 너무 많고, 짚고 싶은 문제점도 너무나 많았습니다. 급하게 주제를 바꾸고 작성하느라 쓰지 못한 말도 많고요. 차차 풀어나가도록 할게요. 모두 마음 건강 잘 챙기시길 바랍니다. 😌 |
|
|
'플랫; 여성 서사 아카이브' 뉴스레터
여성이 살아가는 이야기가 모이는 곳
이번 레터를 읽고 성착취 범죄나 여성혐오, 페미니즘에 관심이 생기셨다면 뉴스레터 '플랫'을 추천드립니다! '플랫'은 경향신문에서 운영하는 여성, 젠더 뉴스레터예요. 백래시의 소음에서 '반 보' 물러나 여성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 되기를 희망하는 팀이라고 해요. 매주 금요일 뉴스레터가 발행되고, '우리는 서로의 증언자', '우선, 나로 살기로 했다' 등 자체 시리즈도 존재합니다. 오늘 새알이 다뤘던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에 대한 컨텐츠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는 중이고, 현재는 위 사건 관련 제보를 받는 중이에요. 밀려드는 뉴스의 홍수 속에서 흘려보내기 쉬운 여성들의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 사실, 플랫을 운영하시는 김정화 기자님은 새알의 멘토님이시랍니다! 새알이 탄생하기까지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과 응원이 있었는데요, 그중 가장 큰 도움을 주신 정화 멘토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보고 계시죠?) 💞🤗 |
|
|
👖 청. 바. 지. 👖
[청소년이 바라보는 지금의 이슈]
에디터 영영 🍀 |
|
|
지난 6월 말에 열렸던 서울국제도서전, 다녀온 독자 분 있으신가요? 🙋🏻 저 에디터 영영은 너무 가고 싶었지만 시험기간이라 아쉽게도 다녀오지 못했는데요.🥲 특히 이번 도서전은 관람객의 70% 이상이 2~30대라는 점이 큰 주목을 받았어요. 이러한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듯 최근 젊은 층 사이에서 독서 문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20대 사이에서 독서는 이제 하나의 유행을 넘어서 새로운 문화 현상이 되었다고 해요. 이를 두고 글자를 뜻하는 ‘텍스트(text)’와 멋짐을 뜻하는 ‘힙(hip)’을 합쳐 텍스트힙 문화라는 신조어까지 생겼을 정도라고 하니 그 파급력이 어느 정도인지 예상이 가지요.
그에 비해 아직 10대는 외부로부터의 개입에 의해 독서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 학생들의 약 95%가 학교에서 독서 지도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하는데요. 저희 학교의 경우에도, 책을 바탕으로 진행되는 수업, 혹은 직접 발제하는 수업이 많아 저 역시 과제나 권유에 의해 독서를 하는 경우가 더 많은 편인 것 같아요.😅
한편 일각에서는 20대의 독서 문화를 두고서 허세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있어 보이려고’ 고전 소설을 읽고 연예인이 읽은 책을 따라사는 식의 도서 소비가 괜찮은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었어요. 이에 대해 황석영 작가는 MBC ‘손석희의 질문들’ 에서 이런 답변을 남겼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게 운동하는 거 하고 똑같아요. 어떻게 느닷없이 삐쩍 마른 사람이 몇 킬로그램 이상 되는 걸 들겠어요. 작은 아령부터 시작하고 근육을 키워나가는 것처럼 독서력도 마찬가지예요.”
프로그램 진행을 맡았던 손석희 전 앵커도 “누구나 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겠죠.” 라며 황석영 작가의 말에 동의를 표했습니다. 저 또한 두 분과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데요. 동기와 시작이 어떻든, 책을 접했다는 것 그 자체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10대 사이에서도 독서 문화가 새로운 유행이 되어 더 많은 청소년들이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일의 참맛을 알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젊은이들의 '보여주기 위해' 독서하는 문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의견이라도 좋으니 소통창구에 답변 남겨주시면 에디터가 흥미롭게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
|
|
독자님! 오늘의 새알, 어땠나요?
[소통창구] |
|
|
새알은 여러분을 기다리느라 거북목이 되었답니다.🥹 작은 말이라도 좋으니 많이 남겨주세요! 가끔씩 피드백에 대한 새알의 답변을 뉴스레터에 싣기도 할 예정이니, 소중한 의견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