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행운이 아닌 행복을 빌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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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 뉴스레터 #29 | 2025. 11. 1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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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질문 💭
[오늘의 레터와 친해지기 위한 준비운동]
$%name%$ 둥지님은 수능을 보셨나요? 보셨다면 그 날의 감정과 기억을 새알 식구들에게도 나눠주세요~
(🍀: 저는 혹시나 부주의한 제 성격 탓에 부정행위라도 할까봐 손을 벌벌 떨며 치루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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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알맹이 💥
[오늘의 레터 코너별 요약]
메인🪺 | 수능을 둘러싼 여러 일화들을 통해 현 교육 체계와 사회의 문제점을 밝혀내고 ‘좋은 어른을 길러내는’ 사회적 구조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촉구했어요.
새참🫦 | 에디터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입시의 의미를 고민하며, 모든 청소년들의 존엄하고 고유한 삶을 응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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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아닌 행복을 빌어주세요 ☘️
[메인컨텐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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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님, 오늘도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모두들 한 주 어떻게 보내셨나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각자에게 크고 작은 일들이 존재한 한 주였겠지만, 이번 주는 아무래도 어제 치뤄졌던 ‘2025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겠죠. 이슈를 제외한 저희 에디터 3인방도 열아홉의 끝자락에서 이 거대한 시험을 마치고 왔는데요. 저 영영은 멀게만 느껴졌던 수능이 내 일이 된 것도 놀라운데, 이제는 정말 성인이 코앞인 것 같아 응시하는 내내 기분이 싱숭생숭했답니다.😌 위에 보이는 사진처럼 수능을 앞둔 시점에서는 학교도, 심지어는 거리마저도 수험생들의 건투를 비는 문구들로 가득하죠. 그런데 오늘 레터에서는 이 부분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다뤄볼까 합니다. 우리 사회는 왜 모든 열아홉들을 전부 수험생으로 치환하는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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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를 막 시작했을 무렵, 수달과 나눴던 이야기 하나가 떠오릅니다. 수능이라는 시험 하나 때문에 나라 전체가 들썩이는 모습이 웃기지 않냐는 것이요. 수험생들이 교통 혼잡으로 늦는 일이 없게끔 정부 차원에서 회사 출근 시간을 10시 이후로 조정하도록 권고하고, 경찰들은 100명이 넘는 수험생들을 경찰차로 학교에 데려다주고… 또 수능 당일 이후에도 수험표를 들고 가면 이득인 곳이 너무 많잖아요. 맛있는 밥도 싸게 먹을 수 있고, 문화예술계는 너나할 것 없이 수능을 응시한 이들에게 할인을 쏟아주고요.(정시가 주전형이 아닌 제가 수능을 봐야겠다 생각했던 지점이 바로 이 부분이었어요.😁) 그 때는 어떤 나라가 이렇게 하겠냐 하며 그저 웃고 말았는데 점점 생각해 볼수록 이상한 거 있죠. 물론 그동안 쉼없이 노력한 과정에 대한 달콤한 보상이란 것은 당연히 알지만, 분명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이 있을 것 같았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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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나 다를까 근래 씨리얼에서 이 부분을 날카롭게 포착하고 영화 <3학년 2학기>와 관련된 영상을 올렸더라고요. 대학에 가지 않더라도 각기 다른 방식으로 어른이 되어가고 있는 청춘들이 있다는 사실을 조명하면서요.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은 ‘수능 권하는 사회’인 것 같아요.🫥 저도 영상 속 인물만큼은 아니지만, 이번에 직접 당사자가 되어보니 알겠더라고요. 대한민국에서 수능에 목숨 걸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해명이 필요한 일인지요. 이곳저곳에서 응원의 말들과 함께 선물들을 보내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제게 수능이 전부가 아니라는 이야기를 꺼내기가 무척 어려웠어요. 제가 다른 방식으로 대입을 준비한다거나 대입을 고려하지 않고 삶의 방향성을 설계하고 있다는 사실은 당장의 수능이라는 커다란 벽 앞에서 소용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는 수능이 한국에서 스물이 되기 전 꼭 넘어야만 하는 열아홉의 의식 같은 것이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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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알고리즘을 통해 만났던 한 유튜버 분의 절규가 제 마음에 인상깊게 박혀 레터에서 꼭 다뤄봐야겠다 생각했는데요. 다소 심한 비속어들이 중간중간 섞여있긴 하지만, 그래서 이 시기 청춘들이 느끼는 날 것의 감정이 생생하게 전해지는 듯한 영상이에요.😔 (한 번 보고 오시면 오늘 레터 내용이 더 잘 이해되실 수도 있어요!) 영상을 보며 저는 “나는 정말로 배우고 싶은데 대학교에 갈 수 없는” 현실에 같이 화를 내고, “지금 당장 저한테는 대학이 인생에 전부인 것처럼 느껴진다”는 말에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어요.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대학은 전부가 아니다’라는 말은 너무나 피상적이에요. 이렇게나 대학을 권하는 아비투스가 자연스럽게 형성되어 있으니까요.
다음 사진은 ‘그냥 다 끝내려고’라는 제목의 플레이리스트 영상에 한 학생이 달아놓은 댓글인데요. 이 영상에는 “원래 미래가 궁금했었는데 이제는 무서워”, “어른이 되면 지금이 제일 행복했다는 걸 알게 될 거라는 말이 너무 역겹습니다.” 등 다른 댓글도 많았는데, 입시 경쟁에서 불안과 우울을 품고 사는 청소년들의 언어가 무지 시리게 느껴져서 가져와봤어요. 행복보다 좌절을 먼저 배우는 청춘들은 좋은 어른이 되기도 전에 이미 마음이 시들어버리고 말아요.🥀 어떤 이들은 어른이 되지 못한 채 영원한 별로 남기도 하지요. 즉, 현재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은 기어코 좋은 어른을 길러낼 수 없어요. 획일화된 삶의 방식은 모두에게 꼭 들어맞을 수 없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괴롭기만 할 뿐이니까요. 그렇기에 좋은 어른을 길러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가 자리잡아야만 해요. 단순히 대학교를 졸업해서만 멋진 어른의 모습을 기대해볼 수 있는 게 아닌, 그 누구든 자신만의 고유한 경험이 인정받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회에서야 비로소 우리는 서로를 구원할 수 있을 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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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소위 명문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단체로 인공지능을 활용해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발각되며 사회 전반을 뜨겁게 달궜죠. 제 생각에는 이 문제가 단순히 제대로 시험을 치룬 다른 학생들의 억울함과 공정성 문제, 또는 AI 과의존의 심각성 정도의 얘기로만 그쳐서는 안될 것 같아요. 이건 틀림없이 경쟁/결과 중심 교육이 만든 폐해거든요. 배움을 스스로 성찰하고 부족한 지점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계기여야 할 시험을 우리 사회가 어릴 때부터 특정 다수와의 우열을 가리는 도구로만 여기도록 만들었기에 이 문제 또한 학생들이 그렇게만 사고하다가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확인했어요. 고등학교에서 잘 배워서 좋은 대학에 갔다는 사람들이 그곳에서 얼마나 못 배우고 있었는지를, 따라서 공부를 잘하는 것과 배움에 열정이 있다는 것은 결코 동의어가 아니었음을요. 그러니 이제는 정말 시스템을 바꿀 차례입니다. 색다른 경험들을 통해서도 충분히 좋은 어른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사회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해요.
이번 레터는 둥지분들께서 단지 내가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을 넘어서 어떻게 하면 미래 세대들이 좋은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그 구조를 만드는 일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썼어요. 그러니 부디 이 레터를 읽으신 둥지분들이라면, 주변의 열아홉들을 만났을 때 행운이 아닌 행복을 빌어주시길 바라요.☘️ 꼭이요! 😉 (*영영을 상징하는 이모티콘이기도 한 네잎클로버의 꽃말은 행운, 세잎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랍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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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참.🫦
[새알의 참견]
에디터 키키🍥, 수달🦦, 이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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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키의 참!🫲견 | 따끈따끈한 수험생 등장입니다~!! 바로 어제 수능을 치르고 왔는데, 수능이라고 해서 별 다른 느낌도 없고 그냥 11월 모의고사 같았어요. 저에게 수능이 별로 안 중요해서 그런 걸까요? 허허… 영영이 말한 것처럼, 이 시즌에는 대한민국 전체가 수험생들을 응원하고, 배려해주는 것 같아요. 수능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저에게도 수험생 나이라는 이유로 온갖 응원과 배려와 성원과 선물 등등이 도착했답니다. 하지만 길에 걸린 정당들의 현수막이나 어른들의 응원 메세지를 받을 때마다 대한민국의 열아홉이 어른으로 잘 자라기보다 시험을 성공적으로 잘 치르기를 바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그만큼 수능이 지는 대표적인 의미가 있고, 네가 가는 길이 잘 풀리길 바란다는 통합적인 마음인 건 알지만, 모든 열아홉이 그저 ‘수험생’으로만 치환되는 느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하지만 응원해주신 분들 너무너무 감사드립니다!!!ㅠㅠ 절대 그 마음을 부정하는 게 아니에요). 저는 이번 주말에 수험생 안수미사를 다녀왔는데요(TMI: 지금은 성당에 자주 가진 않지만 저는 모태신앙 천주교랍니다). 신부님이 강론에서 대학에 가든 안 가든, 시험을 잘 보든 못 보든 상관없다는 말과 함께 부모님은 자식이 잘 되길 기대하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하길 바라는 사람이라는 말을 하셨어요. 그 말을 들을 때, 제가 세상을 향해 가졌던 날 선 마음이 조금은 누그러졌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시험을 잘 보길 바라는 마음 앞에 숨겨져 있는 행복하길 바란다는 마음이지 않을까요? 수능을 응원해주시는 보호자와 어른들의 가장 첫번째 마음일 거라고 생각해요. 모든 열아홉이 더 멋지고 좋은 어른이 될 준비를 하는 과정에서 존엄한 존재로서 살아갈 수 있길 바라요. 열아홉살인 둥지님들, 이제 더 넓은 곳으로 날아가봅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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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달의 참!🫲견 | 저도 키키, 영영과 같이 바로 어제 수능을 치르고 왔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장장 8시간에 걸쳐 책상에 앉아 문제를 풀었지만 사실 모든 기억은 사라지고 엄마가 싸준 점심 도시락을 맛있게 먹은 것만 기억나요😅. 수능이 주 전형이 아니라 조금은 마음 편히 보긴 했지만, 이 고사실에 있는 누군가는 꼬박 1년을 어쩌면 12년을 준비했겠지 싶은 마음에 괜히 저까지 떨리더라구요. 이렇게 수능까지 끝난 지금, 이제 정말 저희의 열아홉도 갈무리지어지나봐요. 조금 이르게 저의 열아홉을 돌이켜보면, 아마도 전 대학 입시 이외의 것에 더 오래, 크게 애쓴 것 같아요. 학년회를 꾸리고, 연구 수업을 듣고, 새알을 계속하고. 3학년 2학기에도 학교 수업의 과제가 1순위였지요. 그런데, 이렇게 살다보니 문득 제가 '고3의 정상성'에서 한참 벗어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회에서 정의하는 '고3'은 아무래도 코피를 흘려가며 새벽까지 공부하고, 대학이라는 목표를 향해 치열하게 달려가는, 그리하여 첫 결실을 맺는 집단이니까요. 그 괴리를 느낀 이후에는 "내가 간절하지 않은 건가?", "이렇게 살면서 입시를 하는 건 욕심이고 잘못된 건가?" "나... 지금 잘 살고 있나?" 하는 불안감을 마주할 수밖에 없었어요. 그러나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그 고3의 정상성은 진리와 같은 '정의'를 넘어 사회의 일방적인 '요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학과 선택과 전공적합성의 점수 반영 등으로 지금 당장 꿈과 진로를 정하라고 압박하고, 그에 걸맞게 치열히 공부하라 부추기고, 끝내 합격하라고, 그게 성공하는 삶의 지름길이라고 이야기하는 어른들의 모습. 과연 진짜 그럴까요? 아직 저도 열아홉의 당사자이기에 불확실하지만, 그런 정상성'만이' 옳은 삶이 아니라는 것은 조금씩 알 것 같아요. 고개를 돌려보면, 저희 학교 3학년만 해도 자신의 꿈을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나가기 위해 비진학을 택한 친구들이 있고, 대학을 진학하려 하지만 그럼에도 열아홉을 누리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고, 내년에는 훌쩍 여행을 떠나겠다는 친구들이 있어요. 벌써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요. 그런 삶들도 아름답다는 걸 직접 보았기에, 저는 사회의 요구에 덜 흔들리게 되었어요. 마찬가지로, 거대한 정상성 앞에 사회(그리고 열아홉들)에게는 여전히 더 많은 다양한 삶의 형태와 사례가 필요하다고 느낍니다. 새알 에디터들과 제가 그 사례 중 하나가 되겠다고 약속할게요ㅎㅎ. 초록 물결이 톡톡 튀는 젊은 열아홉ㅡ, 새로운 출발선 위에서 각자만의 고유한 삶을 잘 가꾸어나갔으면 좋겠어요. 우리의 행복을 응원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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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의 참!🤚견 | 저는 내년에 수능을 보게 될, 이제 ‘수능 현역’이 되어버린 team 08 이슈입니다. 저희 학교가 아무리 대안학교라지만, 선배들이 수능과 대입에 열중하는 모습을 보면 불안한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어요. 특히 제가 응시하게 될 수능은 구 교육과정으로 치르는 마지막 시험이라, 두 번의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수능도 인생의 여러 기회 중 하나일 뿐이고, 대학만이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되새기며 제 속도를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얼마 전 ‘인턴십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진로에 대해 깊이 고민할 기회를 가졌고, 그 과정에서 제 진로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이 확신은 불안감이나 뒤처지는 마음보다 저에게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언젠가 모두가 ‘대학을 잘 가기 위해 수능에 전념하는’ 사회가 아니라, ‘자신의 삶의 길을 찾기 위해 수능을 선택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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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님! 오늘의 새알, 어땠나요? 많관부 🪺
[많은 관점 부탁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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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질문 💭
$%name%$ 둥지님은 수능을 보셨나요? 보셨다면 그 날의 감정과 기억을 새알 식구들에게도 나눠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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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알은 언제나 둥지님들과의 소통을 기다립니다~ 우리 같이 얘기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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